✍️ 시민공론장 돌아보기

총괄관리자
발행일 2023-11-21 조회수 792

<내가 느끼는 oo문제, 공익활동으로 풀어볼 수 있을까?>

 

지난, 9월부터 시작된 5번의 시민공익활동지원 플랫폼의 공론장이 <아동권, 외로움, 순환경제, 보행권, 디지털약자> 5가지 주제로 마무리되었다.

 


 

지난 의제공론장에서 나눴던 이야기

<아동권> : 사회적육아를 어렵게 하는 요인과 사회적 육아를 가능케 하는 아이디어 / 아동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웃는 분위기 만들기 등

<외로움> : 외로움과 고립의 차이와 고립의 예방 / 동네 심야식당 같은 공간이 많아지고, 자랑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공간 만들기 등

<순환경제> : 그 안에 5가지의 세부 주제(유리병 재사용 / 수리권 / 일회용컵 보증금제 / 물순환 / 의류수선) 토의 / 수리 문화 확산을 위한 수리 축제 개최 / 공공 수리점 오픈 등

<보행권> : 보행권이 침해되는 순간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논의 / 보행약자를 위한 횡단보도 존 확충과 신호등 초록불 길게 유지 등

<디지털약자> : 디지털 관련해서 불편한 순간과 대처방법 논의 / 어플&키오스크의 선택지 자체를 축소 / 해지를 쉽게 할 수 있는 UI개편 등

 

그리고 이번에 진행된 시민공론장은 위에서 언급된 5가지의 주제를 더 심도 있게 이야기하거나 그것을 넘어선 새로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이었다. 31가지 맛 아이스크림처럼 각자의 관심사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주제로 다채로웠다.

 

 

시민공론장은 주제 그대로 특정한 의제 없이, “내가 느끼는 OO문제를 나누고, 만약 나에게 1억이 있다면 어떤 공익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테마를 가지고 논의를 시작했다. 각 조별로 원활한 진행을 위한 퍼실리테이터가 자리 잡고,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살짝 긴장되어있던 분위기를 풀었다.

 

 

주로 내가 속한 조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논의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Part 1. 나에게 1억이 주어진다면,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요?

100,000,000원(1억원)이라는 금액은 사람별로 다양한 무게를 지닌다. 월급쟁이가 1억원을 모았다고 하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보지만, 집값이 1억원이라고 하면 너무 싸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내가 관심을 가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1억원이라는 금액은 충분할까 부족할까?

 

 

여기서 굳이 1억원이라는 예산을 언급했던 이유는 실천해볼 수 있는 분야에 더 집중해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상에 돈과 자원이 무제한으로 있다면 해결 못할 사회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결해야하는 사회문제는 산더미이고, 해결하고자 하는 예산과 자원은 언제나 턱없이 부족하다.

 

<아동&청소년> : 가정환경&지역에 따른 놀이&교육 격차 / 학습 경쟁의 심화

<청년> : ‘외로움을 넘어선 고립’과 ‘좌절로 인한 사회부적응’ 의 문제

<노년> : 보행권 공론장에서도 언급되었던 ‘노인 교통사고’

<환경> : 빗물받이 오염 / 과도한 육류소비 / 생활폐기물(낮은 실제 재활용율)문제 /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법 / 텀블러 사용

<공동체 / 안전> : 소통의 부재(인사하지 않은 분위기, 키오스크)와 불신 / 생활동반자법 / 다문화&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 정보 접근성 부족 / 은둔형 중증 우울증 환자 사회 복귀 / 예술인의 생존권

<장애> : 장애 청소년 스포츠 진로의 무관심 /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권과 경사로 부족

 

하나같이 1억원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아보이는 문제들 뿐이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자신들이 직접 겪은 불편함 뿐만 아니라, 뉴스/유튜브 등 불편함에 누군가 낸 목소리를 관심있게 듣고 기억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Part 2.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식과 이해 부족’을 꼽았다. 위에서 언급했던 ‘장애 청소년 스포츠’의 경우 필자가 언급한 순간에야 알았다고 할 정도였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일이지만, 정작 나를 포함한 누군가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Part 3. 해결방안

해결방안의 특이한 점으로는 법과 제도의 강제성 있는 해결책 / 완전 새로운 해결책 보다는 ‘기존에 있는 자원을 재연결’하는 3가지 방법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1) 기존에 잘 쓰이고 있는 플랫폼 어플을 활용하는 일종의 디지털 재활용 방법

  • 지역커뮤니티 기반의 당근 어플을 활용하여 지역주민의 커뮤니티를 활성화
  • 따릉이 이용자가 직접 자전거도로의 불편요소를 신고하는 기능 추가
  • 배달의 민족과 콜라보 하여 사회적약자들의 식사지원

2) 다른 분야에서 적용중인 제도 확장 방법

  • 좌절을 겪은 청년들이 일상생활과 도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액마이크로딧대출
  •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특수청소 연계
  • 저상버스 운전기사들의 휠체어 탑승 교육 이수증 의무화

3) 디자인과 기술을 활용한 방법

  • 휠체어 이용자들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휴대용 슬로프 보급
  • 사람이 많이 모이는 버스정류장 등에 텀블러 세척을 위한 텀블러 세척 스테이션 설치
  • 노인 보행자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신호등 시간이 늘어나는 신호등 기술 보급

 

 

혼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고, 상대방에 아이디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이면서 신박한 해결책이 나오기도 했다.

 


Part 4. 선호도 투표

이후 조별로 자신들의 아이디어 중 가장 실현하고 싶은 주제에 투표 기회를 주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3개의 투표권을 어디에 투표를 할지 신중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자기가 낸 아이디어가 더 좋다면 그곳에 투표해도 괜찮았다. 실제 영향력이 있는 투표권은 아니었지만, 투표권이 주어지자 더 현실적이고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

 


Part 5.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서울의 모습 한문장

 

 

소중한 투표의 시간을 거치고, 각 조별로 선정된 아이디어와 주제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여 발표하는 시간이 되었다. 알다시피 긴 내용을 짧은 내용으로 압축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압축한 표현이 다른 이들에게도 동일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도록 단어와 문장 구조를 최대한 정돈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밝은 미래의 희망을 주기도 해야하는 어려운 미션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답은 2시간동안 나누었던 이야기 속에 있는 법. 모든 조들이 핵심 키워드를 하나씩 찾자, 이후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각 조별로 선정된 ‘서울의 모습, 한문장’

  • 자전거도로가 횡단보도만큼 안전한 서울

  • 이동이 자유로워 누구나 함께 어울리는 서울

  • 텀블러 스테이션 덕분에 일회용 컵이 사라지는 서울

  • 각자가 가진 강점으로 협력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서울

  •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서울

  • 직접 찾아가고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 꿈을 그려나가는 서울

  • 중증 우울증 환자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서울

 

 

선정된 문장을 다른 조들과 공유할 때는 곳곳에서 공감의 목소리와 호응이 터져 나왔다. 각 조별로 논의 된 주제 중에 선정된 하나의 주제로 만들어진 문장만을 듣게되니, 다른 주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지 궁금해서 오히려 더 아쉬웠다.

 


Part 6. 마무리하며

공론장 시작부분에 박승배 센터장이 언급했던, ‘공익활동을 위해서는, 주체인 시민과 소통하고, 그 생각을 중요한 사회문제로 풀어나가는 것’ 이것이 공익활동과 공론장의 목적임을 새삼 깨달았다. 다채로운 시민들의 공익활동이 플랫폼 위에서 주제를 깊이 탐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센터의 전문성과 참여자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조별로 만들어진 슬로건을 가지고 투표를 했지만 어떤 슬로건이 더 멋있고, 가치있는지는 의미가 없었다. 사회자의 말처럼 공론장의 주제를 가지고 ‘경쟁’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았다. 텀블러 세척 스테이션 설치와 중증우울증 환자의 지원 중 어느 하나 덜 중요하지 않은게 없었다. 공론장은 결국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과 노력의 집대성이자, 다양한 참여자들의 창의성과 협력의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지난 의제공론장과 종합공론장에서 끝내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5가지 의제 공론장과 시민공론장의 내용을 총망라하여, 후속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한다. <의류순환 연계 캠페인>, <물순환 연계 캠페인>, <청년의 외로움>, <고립 극복 캠페인>, <의제공론장 결과 비주얼 아트 전시>까지 더 많은 시민들과 이야기를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혹시라도 내가 제기한 문제화 해결방안이 정책제안으로 채택되어, 이렇게 멋진 슬로건이 하나씩 지켜지는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전역으로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분쟁과 갈등으로 발생하는 뉴스의 30%는 사라지지 않을까? 

 


 

✍️ 작성: 오성주(시민공론장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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